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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와 소주의 역활

그린원 2022. 3. 5. 05:28

 

   언제나 나는 신선한 생선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생선은 익히지 않을 경우 세균이나 특히 기생충 감염이 걱정이다. 그래서 생선회를 먹기 전에 반드시 식초를 섞어 잠시 두었다가 먹는다. 소주를 먹을 때는 25도 이상의 알코올 농도를 가진 소주와 함께 먹으면 안심이다. 자동차 운전을 앞둔 시간에는 소주를 먹을 수 없다. 그럴 때는 반드시 식초와 버무려 먹어야 한다. 이때 마늘도 생으로 함께 먹으면 효과가 있다. 식초와 소주가 살균이나 기생충 감염의 예방 효과는 내 경험으로 아는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 어른들이 쇠고기 생 회를 먹는 모습을 구경하다 너도 먹어보라 하며 주기에 먹었다. 맛나게 먹는 모습에 구미가 돌아 먹어보니 맛은 없었다. 단 한 점을 받아먹고 더 먹지는 않았으나 촌충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비자 열매 2근을 과자 먹듯 먹고 완치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쇠고기 생 회를 계속 먹었으나 촌충에 걸리지 않았다. 그때는 소주와 함께 먹었기 때문에 기생충에 걸리지 않은 일이다. 소주와 함께 생고기를 먹으면 괜찮은 이유가 알코올 25도 이상의 소주였기에 그렇다. 지금은 소주의 알코올 농도가 낮아 정확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기생충의 알은 소주나 식초나 매운 생마늘의 독한 환경에서는 껍질 벗는 부화를 미루고 배변과 함께 그대로 배출한다고 믿어진다.

   시청에 근무할 때 보건직 직원과 함께 숙직하면서 내가 간디스토마에 감염된 이야기를 했다. 젊은 시절 술도 먹지 못할 적에 물고기 회를 먹은 일이 있었다. 낚시로 피라미를 낚아 고추장에 찍어 날것으로 그대로 먹은 일이 있었다. 젊은 친구들이 즐겁게 먹어서 나도 함께 먹은 것이다. 10년도 넘게 지나 어느 날 보건소 여직원들이 간디스토마 검사를 권장했다. 나도 검사를 받아보니 간디스토마 기생충에 걸린 반응이 나타났다. 팔목의 주사 부위가 정상보다 더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물 생선회는 오래전에 먹었는데 이제 나타난 모양이다. 임상병리 기술자 친구에게 검사하니 현미경의 간디스토마 알을 나에게 보게 했다. 마치 참깨 알처럼 생긴 간디스토마 알이 선명히 보였다. 간디스토마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났던 일이다. 간디스토마 환자의 손톱을 보면 하얀 반달처럼 생긴 새 손톱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간장이 심각한 피해를 나타내는 증거다.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듣던 보건직 직원은 자기가 실험한 이야기를 한다. 완산동 아무개 씨는 술고래로 알려진 인물이고 민물 생선회를 습관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저 사람 간디스토마 감염 검사를 하면 틀림없이 간디스토마 환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찾아가 간디스토마 검사를 받게 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간디스토마 감염 사실이 나타나지 않았다. 즐겨 먹는 소주와 연관이 있나 하여 다른 사람을 다시 찾았다.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을 찾아 간디스토마 감염 검사를 했다. 소주는 먹지 않으면서 민물 생선회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검사 결과 이 사람은 간디스토마 감염 중증 환자였다. 물론 원인은 술을 먹지 않으면서 생선회를 즐겼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당시에 마침 간디스토마 치료 약이 개발되어 쉽게 완치할 수 있었다. 간디스토마 치료 약을 개발하기 전에는 이런 기생충으로 생명을 잃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소주를 먹지 않을 때 생고기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사실과 같은 내용 이야기다. 나는 생고기를 먹을 때는 반드시 소주나 식초에 담그는 버릇이 생겼다. 단 1분을 기다려도 그런 방법에는 변함없다. 식초가 없으면 날 것은 고기뿐만 아니라 채소도 먹지 않는다. 이런 방법으로 아무리 회를 먹어도 예전처럼 기생충 감염은 없어졌다. 기생충 알도 스스로 먼저 느끼고 독한 소주나 식초와 마늘의 매운 기운이 있으면 부화를 미루고 배변으로 바로 직행하는 듯하다. 나는 촌충과 간디스토마를 각각 한 번씩 걸렸지만, 다시 걸리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주와 식초와 마늘이 없으면 절대로 생고기를 먹지 않았던 일이 증명한다. 앞의 글에서 보건직 공무원 실험 경험으로 확인한 일이다. 나는 지금도 소주와 식초와 마늘이 있으면 언제라도 회를 즐겨 먹는다. 그래도 기생충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체질 때문이란 변명도 통하지 않을 일이다. 이미 지난날 기생충에 걸린 경력이 증명하기에 말이다.
( 글 : 박용 2022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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